안녕하세요! 온라인 건물주 fanta입니다.
엄청나게 오랫만에 포스팅을 하게 되네요. 이 동네는 6월 들어서 더더욱 뜨거워 지고 있습니다. 한낮에는 40도를 훌쩍 넘기는 날이 많아지고 있어요. 날이 더워져서 그런지 체력도 떨어지고 뭔가 하고자하는 의욕이 살짝 시들해 지고 있습니다. ㅎ 예전에 더운 나라 사람들이 게으르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는데 막상 살아보니 충분히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오늘 포스팅 내용은 지난 주에 다녀온 식당 소개. 이미 한국 사람들 사이에서는 꽤나 유명한 식당입니다. 중국 본토 스타일의 훠궈를 맛볼 수 있는 곳 인데다가 무엇보다도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죠. 식당이름은 "Seven Star Hotpot" 칠성훠궈 입니다.
▶ Seven Star Hotopt
위치는 아부다비 시티 로열 메르디앙 호텔 근처에 있습니다. Al Mariah Mall 이라는 한국 90년대 동대문 쇼핑센터 같은 분위기의 상가 1층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주차는 상가 지하 주차장을 이용하면 무료로 2시간 까지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처음 가본 터라 그것도 모르고 야외 주차를 했습니다 ㄷㄷ 주차료가 한시간에 2 AED 라 가격 부담은 없는데 알다시피 한 낮의 야외주차는 넘나 뜨거운 것.... 다음부터는 무조건 지하주차장에 주차하는걸로 식사 끝나고 나갈때 보니 건물 안쪽으로 아주 조그마한 주차장 입구가 있더군요. 너무 조그마하여 조심해서 내려가야 할 듯 합니다.
식당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새벽1시(!) 까지 이며 특별히 쉬는 날은 공지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날 11시 오픈시간을 살짝 지난 11시 10분쯤 첫 손님으로 방문했는데 가게는 오픈했으나 음식 준비는 하나도 되지 않았다는 ㄷㄷ 모든 영업준비를 마친 후에 가게를 오픈해야 하는게 인지상정이 아닌가 싶지만 이날 아마도 평일 첫날이라서 그랬는지도 싶고.
여튼 뷔페 바에 음식들이 하나도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첫 주문 메뉴들만 서빙을 해주고 나머지는 식사 하면서 천천히 셋팅 되었습니다.
가격은 성인 1명당 49AED. 매우 착한 가격에 다양하고 싱싱한 각종 재료의 훠궈를 마음껏 즐길 수 있습니다. 실로 훌륭한 가성비 입니다. 아부다비 시내 어딜 가서 무제한 육류와 해산물을 즐길 수 있을까요.
다음에 아이들하고 같이 오려고(아이들도 샤브샤브와 중국 음식을 무척 좋아하거든요) 여주인(친절하심)으로 예상되는 분께 가격을 문의했는데, 이곳은 특이하게 나이 기준으로 가격을 받지 않고 키 기준으로 가격이 정해집니다. 사진에 보면 나오듯이 140 센티미터 이상이면 성인 값을 받습니다. 120-140cm은 반값. 120cm 이하는 무료입니다. 신박한 시스템인데 한편으로는 나름 합리적인 가격표라는 생각도 듭니다. 쑥쑥 자라나는 성장기 어린이들은 나이에 관계없이 충분히 성인 먹는 것 만큼 먹을 수 있죠. 반대로 키 작은 청소년들은 그만큼 덜 먹기 때문일 수도 있구요. 충분히 납득이 가는 부분입니다.
▶ 훠궈 맛있게 먹기
자리에 앉으면 기본 육수(해선육수, 마라육수, 반반) 를 먼저 선택하고 원하는 메뉴에 틱 v 표시를 해서 주면 잠시 후에 훠궈 냄비와 함께 음식을 서빙 해 주는 시스템입니다. 첫 서빙만 제공되고 나머지는 셀프 바에서 얼마든지 가져다 먹을 수 있습니다. 단, 육류는 별도로 가져다 달라고 해야 합니다. 소고기는 미국산이고 양고기는 호주산입니다. 워낙 얇게 썰어 놓았기 때문에 살살 데쳐서 먹으면 왠만 해서는 질기기가 어렵습니다. 게다가 육수의 간이 강한 편이라 다른 잡내라던가 비집고 올 틈이 없습니다. 고기 자체도 신선하고 괜찮은 편이구요.
해물은 어른 검지만한 크기의 새우, 살이 꽤나 실해서 놀랐던 꽃게도 있고 홍합 살, 새우 등등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버섯들 그리고 각종 야채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도 종종 버섯야채 샤브샤브 식당을 찾아가고는 했었는데 확실히 버섯과 야채 만으로도 충분히 괜찮은 라인업 입니다. 저랑 와이프는 고기도 고기지만 야채 버섯을 좋아하기 때문에 초반 서너번만 육류 샤브 해먹고 후로는 야채하고 버섯 종류로 공략했습니다.
날달걀도 있고, 각종 중국 스타일 당면들, 죽순도 있고, 어묵(fish cake)들도 있고, 그중에 crab ball 이라는 게 있어서 먹었는데 겉은 게맛살 맛인데 안쪽에 노오란 내용물이 들어있습니다. 뭐지뭐지 하며 신기해서 먹어봤는데 이게 나름 게껍질에 붙은 내장들하고 알 의 맛을 표현한 앙꼬입니다. 처음 먹어본 크랩 볼이 신기해서 몇 개 더 가져다 먹었습니다.
▶ 훠궈는 육수맛?
중국 속담 중에 '훠궈 국물도 마실 놈'이라는 표현이 있다고 합니다.
정확한 사용 예는 모르지만 대략 뉘앙스의 느낌 상 '벼룩의 간도 빼 먹을 놈' 이랑 비슷한 느낌일 것 같은데. 중국사람들은 훠궈를 먹을 때 재료를 육수에 살짝 데치거나 익혀서 건더기만 먹는 스타일입니다. 그래서 테이블 기본 세팅에 숟가락이 없죠. 저희도 종업원에게 스푼을 따로 부탁해서 받았습니다.
초반에는 훠궈 육수를 간간한 맛으로 후루룩 했다가 시간이 갈수록 고기 육수며 야채 육수며 각종 해산물에서 나온 육수들이 점점 진한 국물이 되는데 이걸 어떻게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에서는 샤브샤브 재료들 다 먹었다 싶으면 국물 에다 칼국수도 삶아 먹고 그것도 모자라 공기밥 하나에 계란까지 풀어서 죽까지 다 먹고 나야 왠지 제대로 먹은 기분이 드는데 말이죠. 나라마다 저만의 음식 문화가 존재하는 게 당연하지만 중국 사람들이 볼 때 한국 사람들은 모두 훠궈 국물까지 마시는 사람들인 셈입니다.
한참 훠궈를 먹고 한국식 샤브가 생각나서 셀프 바를 둘러보니 역시나 라면 사리하고 수타 칼국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한쪽 구석에 보온 밥솥이 있는데 결국 식사를 마치고 계산할 때까지 쌀밥을 포함한 아이스크림 코너, 명패가 없어 무엇이 놓아져야 하는지 도통 알 수 없는 몇 가지 메뉴들은 결국 만나지 못했습니다.
▶ 중국식 디저트
식사를 거의 마치고 입가심으로 오렌지하고 수박을 먹고 있는데 음식 세팅이 늦어서 미안하다며 종업원이 와서 디저트를 먹을 거냐고 물어보더군요. 무슨 디저트냐고 물어봤더니 스프링 롤 같은 거라고 해서 좋다고 했더니 5분 정도 후에 과연 스프링 롤하고 찹쌀 도너츠 같은 것을 내왔습니다.
스프링 롤(춘권) 이야 한국 사람들도 다들 아는 맛이고 찹쌀 도너츠는 한국 것 하고는 조금 다릅니다. 느끼한 기름 맛이 많이 나는데 확실히 중국 스타일 도너츠 임은 확실합니다. 저는 디저트라고 하길래 보이차 또는 상큼한 무언가를 생각했는데 갑자기 기름 어택이 들어와서 적잖이 당황했습니다. 그래도 요리한 사람의 성의를 생각해서 한개 씩은 다 먹었는데 그 종업원이 또 접시를 들고 와서 서비스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번 건 하얀 닭발 요리였습니다. 아마 평소에도 절대 먹지는 않을 비주얼 ㄷㄷ 너무나도 큰 닭발들 ㄷㄷ 너무 배불러서 그렇다고 극구 사양하고 계산을 하고 나왔습다. 그 닭발 요리의 제목이 궁금하네요.
첫 방문이기도 했고 음식이 다 준비가 되지 않았던 터라, 블로그 포스팅까지 할 생각은 없었는데, 나름 만족스러운 식사여서 솔직한 느낌을 술술 써보았습니다. 이상으로 아부다비 갈만한 곳 세븐핫팟 훠궈 식당 포스팅을 마칩니다.
모두들 행복한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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